산행후기

[스크랩] 네팔 히말라야.

버들뫼 2006. 10. 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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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들 이야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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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437m)
"칼라파타르(KALAPATTAR)(5550m)및
고쿄코스(GOKYO-TREK)"등반

 

행복한 산사나이  이 중 석


면적은 남한보다 더 넓고 인구는 2650만이 되는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 어느 한 구석의 조그마한 왕국의 이름이다. 국내 산행을 십여 년간 두루 거치고 꿈에도 그리던 히말라야를 가게 되었다. 히말라야를 가기 위해 수년의 계획을 세워 다달이 저축을 하고 준비하여 실현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 나와 히말라야 베이스캠프까지만 동행해 줄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던 참에 90년 한일합동 에베레스트 원정대장을 역임한 부산등산연구소 대표 노종백 교장선생님과 더불어 모두5명이 한 팀으로 구성되어 출발하게 되었다.
태국(방콕)을 경유하여 네팔 수도(카투만두)에 도착하여 다음날 15명 정도 탈 수 있는 경비행기로 40여 분을 소요하여 루클라(LUKLA)비행장에 도착, 해발 2850m의 루클라에서 트레킹을 시작하여 팍딩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날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의 네팔어)공원 입장료를 지불하고 남체 바자르에 도착하였다.

남체에서 상보체를 올랐다가 다시 하산하는 고소적응훈련을 실시하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나마스테(안녕하세요)인사를 건냈다. 서투른 인사말 한두 마디를 아는 것과 모르는 차이는 아주 크다.
6일째 남체를 출발하여 담세루크(6685m) 캉데카(6080m) 아마다블람(6685m)의 만년설을 구경하면서 탱보체(3690m)에 도착, 한국의 산중에는 2000m가 넘는 산이 없는 데 비하니 하늘과 맞닿은 만년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찼다.
탱보체의 콤파라마교사원은 세계 최고의 사원이라고 한다.
다음날 페리체, 투쿨라, 추모비언덕 로부제 도착.
추모비언덕에는 퓨모리가 뒤쪽 배경을 잘 빛내주고 있고 여기에는 92년도 한국 패러글라이딩 원정대의 서승수 대장의 추모비가 있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분이 세월이 흘러 히말라야 만년설의 어느 한 곳에 고요히 잠들어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애잔했다. 보잘 것 없는 등산 비상음식이지만 준비해서 고인에 대한 인사를 올렸다.

로부제에 도착, 1박 후 다음날 새벽 5시 칼라파타르(5550m)로 출발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처음하는 고산등반이라 고소증세로 얼굴은 부어서 100kg이 넘는 뚱보처럼 되었고 숨은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차고 맥박은 빨랐다. 감히 오를 수 있을까?
걱정도 잠시 노선배님이 나를 책임진다는 말씀과 함께 아침 10시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라고 해서 일어나니 토스트와 차를 준비해 놓곤 먹으라고 한다. 도저히 입맛이 당기지 않지만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먹는 음식 맛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지금부터는 정신력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나를 채찍질했지만 두통과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이 고통을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드디어 마지막 고지 고략셉 도착.
나는 노선배님과 다음날 칼라파타르(5550m)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히말라야 산맥을 두루 볼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에베레스트캠프 보다 약 200m 더 높이 올랐다는 것을 나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상념에 빠질 새도 없이 어렵게 온 것이니 만큼 칼라파타르 한 곳으로는 부족하다고 우리 일행은 촐라패스 빙하지대에서 크레파스를 자연의 극치를 보며 어렵게 넘어서 고쿄점망대로 발길을 옮겼다. 너무 험하고 어려워 두 번 다시 가기 싫은 고생문을 통과한 것 같은 생각도 잠시 4800~4900m 고도의 빙하 호수를 3개나 만났는데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또한 설련화의 아름다움이란...
고코에 도착한 일행은 기상악화로 전망대 산행은 다음날 출발했다.
전날 내린 눈이 약간 날려서 걷다가 서 있으면 발이 시리고 걸어가면 손이 시리고 제 아무리 보온이 뛰어난 등산화나 양말 장갑 다 소용 없었다.
고생 끝에 오른 고코전망대(5483m)에 서서 티벳 쪽에서부터 세르파에게 산봉우리 이름을 묻는다.
초오유, 고줌바, 푸모리, 에베레스트, 눕체, 로체, 마칼로, 촐라체, 떼부제 등 히말라야 산맥의 파노라마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영원히 보존할 값어치가 충분한 나의 산행 기록들...
추워도 카메라에 산봉우리 찍기에 여념이 없다.

짧은 시간에 5000m 넘는 3곳을 두루 둘러보고 세르파 민족이 살고 있는 쿰증(3900m)으로 하산했다.
세계 최초의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8850m) 등정자 에드먼드 힐러리(뉴질랜드)가 19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오를 때 정상을 먼저 밟도록 양보한 세르파 텐징에게 감명받아 세르파 민족을 위해 쿰증학교를 지어준 것이다.
쌀밥 한 끼 못 먹고 감자가 주식인 세르파 민족들은 정말 없어도 걱정 없고 글을 몰라도 걱정 없다. 그러한 그들의 평균 수명은 45~50세라고 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물질은 풍요롭게 살면서도 불평불만이 얼마나 많은지 욕심을 버리면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조합에서부터 전해 받은 금일봉으로 챙겨간 축구공, 배구공, 노트, 볼펜, 치약, 칫솔 등 선물을 듬뿍 받은 세르파의 아이들은 우리를 못내 아쉬워했다. 언젠가 다시 올 기회가 된다면 또 사랑의 정을 나누고 싶었다.
물 없어 고생, 추워서 고생, 먹지 못해서 고생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고 외치고 싶다.

히말라야 밤 별빛은 영롱하고 달도 휘영청 밝고 은하수는 말할 수 없이 하얗게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래도 나는 밤이면 괴로워서 울려고 내가 왔나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우리 조합원 중에도 많은 등산 동호인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욕심내서 히말라야 구경을 한 번 해보시길 권하고 싶다.

그린행복산악회 산행대장 이중석 016-884-2416

출처 : 그린행복 산악회
글쓴이 : 이대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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