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새겨진 시>
봄, 피안(彼岸)
금서휘 (http://cafe.daum.net/sijosegye)
아스라 봄꽃 이파리 몸피 풀어 고개 드는데
시간을 건너온 칼바람이 잘근 베어낸다
절망을 이겨낸 것이 어디 바람 뿐이련가
대못에 몸을 낀 낡은 목조 사이로
바다로 이르는 길은 까무룩히 멀고
녹물을 머금은 물새 속날개가 꺾인다
낚싯바늘에 아가미 걸려 돌고 돈 그 자리에
비늘은 다 벗겨낸 무망한 뼛가루
육절한 살점의 기억은 저 바다로 풀려나고
미쳐 늙지 못한 누이의 아름다운 아우였던
스물 여섯 붉은 꽃잎
겨울 지나
봅, 피안
세상은
노모의 눈물 가두어
점점이 꽃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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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휘
1963년 경남 거제 출생
현 월간 자연염색과 우리옷 편집국장
천연염색교육원 꽃물서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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